기간 2026.03.31 - 04.29
작가 김아롬새미
장소 이랜드스페이스
주최 이랜드문화재단
나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묵도하며 처음으로 내면의 깊은 허무함을 마주하게 되었다. 속이 새까맣게 타 재가 되어 서서히 무너짐을 느꼈을 때, 그때부터 그림은 감정을 토로하는 방식이자 다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아로안’이라는 내면의 세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허무함에서 태어난 ‘애쉬’를 시작으로 작은 생명과 색, 상상의 존재들을 하나씩 채워 넣으며 그 허무함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나에게 그림은 어떤 완성된 답이라기보다, 허무와 희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기록에 가깝다. 얇은 펜으로 하나하나 선을 긋고 있으면 그 시간은 온전히 나의 세계에 들어가는 시간이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 그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무언의 수행에 더 가깝다.
결국 나를 다시 일으키는 것은 내면의 균형이고, 그 균형은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로이 존재한다. 나는 그 존재들을 다시 기록하며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이 작업들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이며, 내면의 세계를 잘 구축하여 다시 현실을 잘 살아가기 위한 수행이다.
김아롬새미|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