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26.07.31 - 08.27
작가 김지훈
장소 이랜드스페이스
주최 이랜드문화재단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가 내게 오는 일과 같다. 우리는 서로 다른 우주들이 겹쳐지는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의 우주는 내가 만난 사람들과 함께 흐른다. 그 우주 속에서 시간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더디게 흐르며, 어떤 순간에는 멈춘 듯 머물기도 한다. 각자의 우주는 저마다의 시간성을 지니기에, 누군가는 누군가를 오래도록 그리워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같은 시간을 이미 지나쳐 간다.
누군가는 하나의 사건을 기억한다. 그 사건은 다른 이의 우주에도 함께 존재하지만, 결코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붉게 각인된 기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누런 빛으로 남고, 누군가에게 찬란하게 반짝이던 시간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빛이 바랜 풍경이 된다. 같은 사건과 같은 시간이 서로 다른 우주를 통과하며 서로 다른 기억으로 변해 가는 것이다.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가 내게서 멀어지는 일과 같다. 그러나 우주가 멀어지는 시간 역시 상대적이다. 그 혹은 그녀의 우주는 이미 내 곁을 떠났음에도, 문득 생생하게 존재감을 느끼는 것은 시간의 상대성 때문일 것이다. 한때 겹쳐져 있던 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옅어지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그 희미해지는 순간을 살아 있는 동안 온전히 인지할 수 있을까.
김지훈|작가노트